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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에서 연개소문 사후 내분으로 무너진 고구려의 멸망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백제와 고구려가 차례로 무너지자, 당은 본색을 드러내며 한반도 전체를 자신의 지배 아래 두려는 야심을 노골화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신라가 어제의 동맹국 당과 정면으로 맞붙은 나당전쟁과, 매소성·기벌포 전투를 거쳐 마침내 삼국통일을 완성하는 과정을 다뤄보겠습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신라가 두 나라를 무너뜨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동맹국까지 몰아내야 했다는 사실이 삼국통일이 결코 순탄치 않았음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동맹에서 적으로 — 당의 한반도 지배 야욕
백제와 고구려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한 당은 곧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웅진도독부와 계림대도독부, 당의 속내
당은 백제의 옛 땅에 웅진도독부를 설치하고 의자왕의 아들 부여융을 도독으로 앉혔습니다. 심지어 신라 땅에도 계림대도독부를 설치하려 하며 문무왕을 형식적인 도독으로 삼으려 했는데, 이는 당이 애초부터 한반도 전체를 자신의 지배 아래 두려는 속셈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671년, 소부리주 설치와 신라의 반격
당의 의도를 눈치챈 신라는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671년, 신라는 옛 백제 땅에 소부리주를 설치하며 이 지역을 실질적으로 자국 영토로 편입시켰고, 이는 당에 대한 신라의 본격적인 반격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웅진도독부 — 당이 백제 옛 땅을 지배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 소부리주 — 671년 신라가 옛 백제 땅에 설치한 행정구역.
당은 백제·신라 땅에 도독부를 설치해 한반도 전체를 지배하려 했고, 신라는 671년 소부리주 설치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나당전쟁, 본격적으로 불붙다
신라의 반격이 시작되자 당과 신라는 옛 백제·고구려 땅을 두고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임진강·대동강 유역의 공방
670년부터 신라는 고구려 부흥군과 손잡고 당의 세력권이던 임진강, 대동강 유역까지 공격하며 세력을 넓혀갔습니다. 당은 이에 맞서 대규모 병력을 파견하며 한반도 곳곳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습니다.
위기의 신라, 다각도 외교전
당과의 전면전이라는 큰 부담을 안게 된 신라는 군사적 대응과 함께 당에 사죄 사절을 보내는 등 외교적으로도 유연하게 대처하며 시간을 벌었습니다. 이러한 실리적인 전략 속에서 신라는 결전을 준비해 나갔습니다.
나당전쟁 — 670년부터 676년까지 신라와 당 사이에 벌어진 전쟁.
신라는 고구려 부흥군과 연합해 임진강·대동강 유역까지 세력을 넓히는 한편, 당에 대한 외교적 대응도 병행하며 나당전쟁을 이어갔습니다.
675년, 매소성 전투
나당전쟁의 흐름을 결정적으로 바꾼 것은 675년 매소성에서 벌어진 전투였습니다.
이근행의 4만 대군과 매소성 주둔
675년 9월, 당의 장수 이근행은 4만 명의 대군을 이끌고 매소성(지금의 경기 연천 일대)에 주둔하며 신라를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신라로서는 이 전투의 결과에 따라 그동안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중대한 순간이었습니다.
신라군의 대승, 전세의 역전
그러나 신라군은 매소성 전투에서 당군을 크게 격파하며 군마 3만 380필과 병사 3만 명분에 이르는 막대한 무기를 노획하는 대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 승리로 나당전쟁의 전세는 신라 쪽으로 완전히 기울게 되었습니다.
"말 3만 마리를 통째로 빼앗았다는 건, 당의 주력 부대가 사실상 궤멸했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예요. 매소성 전투 하나로 나당전쟁의 승부가 사실상 결정났다고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매소성 — 지금의 경기도 연천 일대로 추정되는 나당전쟁의 결전지.
675년 매소성 전투에서 신라는 이근행의 4만 대군을 크게 격파하며 나당전쟁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왔습니다.
676년, 기벌포 해전과 삼국통일의 완성
매소성에서 승기를 잡은 신라는 이듬해 바다에서 벌어진 마지막 결전에서도 승리하며 전쟁을 마무리 짓습니다.
설인귀의 수군과 기벌포 해전
676년 11월, 금강 하구인 기벌포 앞바다에서 신라 수군은 설인귀가 이끄는 당의 수군과 마지막으로 맞붙었습니다. 이 해전에서도 신라군이 승리를 거두며 당의 해상 전력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습니다.
안동도호부의 퇴각, 삼국통일 완성
매소성과 기벌포에서 잇달아 패배한 당은 결국 676년 2월 평양의 안동도호부를 요동성으로 옮기며 한반도에서 물러났습니다. 이로써 신라는 당의 세력을 한반도 밖으로 완전히 몰아내고, 대동강 이남 지역을 실질적으로 통합하며 삼국통일을 마침내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백제를 무너뜨리고, 고구려를 무너뜨리고, 마지막엔 그 두 나라를 함께 무너뜨린 동맹국 당까지 몰아냈으니, 신라의 삼국통일은 정말 끝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어요. 시작부터 여기까지 정말 긴 이야기였죠?"
기벌포 — 지금의 충남 금강 하구 일대로, 나당전쟁의 마지막 해전이 벌어진 곳.
676년 기벌포 해전 승리와 안동도호부의 요동 퇴각으로 신라는 당의 세력을 몰아내고 삼국통일을 완성했습니다.

마무리
671년 소부리주 설치로 시작된 신라의 반격은 675년 매소성 전투와 676년 기벌포 해전을 거치며 마침내 결실을 맺었습니다. 백제 멸망, 고구려 멸망에 이어 동맹국이었던 당까지 몰아낸 신라는 대동강 이남을 아우르는 삼국통일을 완성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됩니다. 고구려 성장 편부터 이어져 온 삼국시대 이야기가 이렇게 삼국통일로 마무리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통일 이후 신라가 맞이하는 새로운 과제들을 다뤄보겠습니다.
📌 나당전쟁·삼국통일 타임라인
660년 — 백제 멸망
668년 — 고구려 멸망
670년 — 나당전쟁 발발, 임진강·대동강 유역 공방
671년 — 신라, 소부리주 설치
675년 — 매소성 전투, 신라 대승
676년 — 기벌포 해전, 안동도호부 요동 퇴각, 삼국통일 완성
📘 시리즈 목록
▶ #013 삼국의 한강 쟁탈전 — 장수왕의 남진부터 관산성 전투까지
▶ #014 백제의 전성기 — 근초고왕의 정복부터 침류왕의 불교 공인까지
▶ #015 신라의 전성기 — 진흥왕, 대가야 정복부터 화랑도까지
▶ #016 백제의 멸망 — 황산벌 전투부터 백강 전투까지
▶ #017 고구려의 멸망 — 연개소문 사후 내분부터 평양성 함락까지
▶ #018 나당전쟁과 삼국통일의 완성 — 매소성·기벌포 전투까지 — 현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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